EL34, 6L6, 6550, KR88 같은 대출력관을 쓴 앰프들은 충분한 출력을 얻기 위해 고정바이어스 회로를 채택하는데,
고정바이어스 회로에서는 페어인 진공관들의 수치가 많이 다르거나 그리드 전압에 이상이 생기면 열폭주가 일어납니다.
앰프가 정상적으로 동작하다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진공관이 빨갛게 달아오르면 사용자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지요.
그렇게 열폭주가 일어나면 사용자가 놀라서 겁을 먹는 것도 먹는 거지만 진공관이 아주 급격히 못쓰게 됩니다.
하지만 열폭주가 일어났다고 해서 앰프 자체가 손상되는 일은 거의 없으니 그리 놀라거나 겁먹을 일은 아닙니다.
열폭주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그리드에 과도한 전류가 흘러서 진공관 내부의 온도가 높아지고
그렇게 온도가 높아진 탓으로 열전자가 더욱 더 많이 흐르는 현상이 반복되어 일종의 쇼트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열폭주 현상이 일어났을 때 앰프를 직접 수리할 수 없는 사용자는 재빨리 앰프를 끄고 출력관들을 뽑은 다음
그 관들을 가지고 전문수리점을 찾아가 진공관들의 수치 차이가 15% 내에 있는지 점검을 받아보아야 합니다.
(바이어스 조정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앰프라면 바이어스 조정법을 배워두는 것은 사용자로서의 "의무조항"이겠고요.)
그런데 열폭주가 일어나는 원인을 전문 수리기사들도 잡아내지 못하는 귀신 곡할 노릇인 고장도 아주 드물게는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고장 원인이 위상반전관에서 출력관 그리드로 넘어가는 커플링 컨덴서의 절연불량 때문인데
정말로 미치고 폴짝폴짝 뛸 노릇은 이 커플링 컨덴서들이 상온에서는 멀쩡하다가 열을 받으면 절연불량이 된다는 것이고,
그러니 의심 가는 컨덴서를 떼어내어 아무리 측정을 해본들 컨덴서는 정상이니 전문 수리기사들도 잡아내지를 못하지요.
진공관 앰프 수리 경험이 아주 풍부하거나 회로를 설계할 정도의 능력이 있는 전문가라면 잡아내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진공관 앰프에서 열폭주가 일어나는 원인 중 90% 이상은 페어인 진공관들의 수치 차이에 기인한 것이고
열폭주가 일어났더라도 앰프를 재빨리 끄면 진공관을 살릴 수도 있으니 첫번째 급선무는 앰프를 끄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공관들의 수치 차이가 15% 이내인데도 열폭주 현상이 계속 일어난다면 커플링 컨덴서들을 갈아주면 됩니다.
사실 진공관 앰프들은 반도체 앰프들에 비한다면 회로도 엄청나게 간단하고 고장 진단과 수리도 엄청나게 쉽습니다.
다만 진공관 앰프들을 만들고 수리해본 사람들이 별로 없기에 저 같은 얼치기도 잘난척 깨춤을 출 수 있는 것입지요, 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