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소식은 하루종일 방송에서 흘러나오고, 불꽃 놀이를 보여주듯 그 화면은
우리의 감성마저 무뎌지게 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하여 ......
부활절을 앞두고 우리집에는 작고 여린 생명이 태어났다.


정월에 히서방님 토정비결을 혼자 보고서
내게 말했다." 아짐. 올해엔 아들이 생긴다네" ㅋㅋ
그 책 당장 못 치우냐고 웃어버렸었다. 하긴 우리시어머님이 결혼후 3년동안 아이도 생기지 않는 내게
너는 팔자에 아들이 셋이란다. 하시던 믿지못할 말씀을 하셨던 적이 있긴 있었다.
그런데 겨울방학에 온 손주놈이 개학이 가까워도 집에가지 않는단다.
히 서방님 덩달아 죽리초등학교는 명문학교이니 세종보단 낳다고 애를 부추켜서
내 허락도 없이 그 촌스런 학교로 급기야 올 3월에 전학을 시켰다. 5학년에 남자 4. 여자 3 이렇게 7명이다.
총학생수가 56명이고 선생님과 종사하시는 분들이 애들 만큼 많았다. 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가보니 최 첨단 으로
지어진 체육관이며 도서관, 과학실이 눈에 들어왔다. 생각보단 괜찮아 보였고. 개별 교육이 특성화 되어 아이에게 맞춤 교육이 가능하단다.
아니 그렇다고 해도 제 집 앞에 초.중.고가 걸어서 5분 거리이고 부모가 어련히 알아서 잘 키우고 있는데 노욕이 아닌가 싶었다.
그 후로 다큰 손주를 얼떨결에 맡아 기르게 되었는데 이놈이 순전히 촌놈중에 촌놈이라 각종 동물을
제 방으로 들이기 시작했다. 딱 1년이다 . 말 안들으면 여름방학에 쫒아낸다고 약속을 했다.
알 잘 낳는 토종닭이 6마리나 있는데 병아리를 부화시킨다고 난리 법석이었다. 5월이면 어미닭이 알을 품을 거라고 말해줘도
그때 까지 기다리지 못한단다.
그것 뿐이 아니라 녀석을 위해 매 끼니 따로 반찬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저녁 모임은 밥 때문에
생각도 못할 만큼 되었다. 서방님이야 알아서 때우라고 하지만 이건 시어머님 보다 더 무서운 상전이었다.


조잡한 부화기를 하나 구입해서 유정란을 4개 넣어놓고 기대어 부풀어 있었다.
설마 하니 저기서 병아리가 태어날까 나는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로 21일째가 되니 한마리가 알을 건드리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도 처음이라 많이 신기했다.
나머지 세개는 부화되지 못했고 딱 한마리가 꿩의 병아리 마냥 손주녀석을 따라 다닌다.
학교갈때 가지고 가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걸 지금 참고 있는 중이란다.
생명,
저렇게 신비한걸.
나중에 닭장에 넣어도 따돌림 당할께 뻔한 어미 없는 병아리의 미래 보다
귀여움이 먼저다.
아짐의 자유로운 미래를 통째로 저당잡은 놈이 바로
이놈이다.

진정한 행복자이시자 생명을 존중하는 분이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새봄에 생명들과 더불어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