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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의 노래

by 섬집ㅇㅇ posted Mar 0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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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姮娥)의 노래2

-원장현의 대금을 들으며

 

 

 

스러져가는 초집 사립문 나선 날이

정월대보름이었어요

흰쌀밥 새벽 상 차린 어머니는

싫다는 내게 별스럽게도

이것저것 먹이려했어요

치맛자락으로 눈을 닦으시는

어머니는 정주간에서

티가 날아들었다고 했어요

 

낯선 사람 손에 이끌려 가는 나를

따라 동구 밖 나선 어머니는

자꾸 눈을 닦았어요

서걱대는 억새꽃 울음소리에

뒤돌아보았더니 어머니는 정자나무 아래

두 다리 뻗고 앉아

그때가지 눈을 닦고 있었어요

 

높다란 기와지붕위에 걸린 달

올려다보는 지금 나도

그날 어머니처럼 눈을 닦아요

토방 무명이불에 밴 어머니 살 냄새

떠나온 날이 정월대보름이었어요

 

*항아 [姮娥] <명사> 상아.

상궁이 되기 전의 어린궁녀존경하는 뜻으로 일컫던 궁중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