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가을 여행을 떠나고 썰렁해진 방
진공관에 뜨뜻한 불을 넣고 브람스를 듣는다.
내 마음의 진한 늦가을 풍경 속으로
한 걸음 떨어져 나만의 느린 여행을 떠난다.
브람스가 트리오 Eb장조 Op.40을 작곡할 무렵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깊은 슬픔 속에 제 3악장을 쓴다.
Bb단조로 시작하는 악장은 어머니를 회상하며 추모하고
마음의 고통을 브람스 특유의 낮은 울음으로 정화시킨다.
혼이 Adagio Mesto 느리고 비통하게 시작하는 울음은
폭팔적인 슬픔이 아니라 내면으로 깊이 침잠하는 비탄으로
속으로 삼키는 울음 속에 브람스의 절제된 탄식이 악장을 지배한다.
많은 것을 놓치지요.
하여 천천히 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도 있지요.
배작가님의 시간도 아다지오로 흘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