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아저씨님께서 방장을 그만 두신 뒤로 방이 너무 썰렁하여 해묵은 이야기를 하나 올립니다.
디지털 음을 선호하는 측의 이야기
1. 아날로그 신호는 연속적인 신호임에 비해 디지털 신호는 샘플링 된 신호이다. 녹음된 연속 신호를 일정한 구간으로 잘라 샘플링한 데이터를 재구성해 양자화된 데이터를 특정 비트 스트림으로 변환 부호화 하여 기록한다. 이때 음질을 좌우하는 것은 표본율(sampling rate)로서 연속 신호의 일정 구간을 얼마나 촘촘하게 자르느냐이다. 너무 드문드문 샘플링을 하면 높은 주파수가 낮은 주파수처럼 샘플링되는 왜곡현상(aliasing)이 발생하는데, 이를 방지하는 AD, DA변환과정의 표준 값을 얻기 위한 안티 에일리어싱 필터(anti-aliasing filters)가 필요하다.
2. 20Hz에서 20Khz의 순수 신호를 2채널 스코프에 입력하여 파형들을 비교 모니터링해보면, 필터를 사용하지 않을 땐 디지털 신호에서 계단식 효과가 나타나지만, RLC circuit(registor-inductor-capacitor circuit)를 통하면 모든 주파수대에서 완벽한 정현파의 파형이 복원되어 계단형 파형은 보이지 않는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녹음의 분명한 차이는 디지털의 16비트 증폭 코딩이 비트당 6db로 96db 범위까지 이르는 것에 비해, 1/4인치 프로 릴테입은 60db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므로 바이닐에선 다이내믹 레인지를 압축할 수밖에 없어 순간적으로 음량이 커지는 소리는 재생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의 대포소리에서 아날로그 녹음은 파형이 찌그러짐을 알 수 있다. 음반의 소리 골이나 카트리지의 바늘은 대포소리 같은 순간적인 대 음량을 재생할 수 없지만 디지털 샘플링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프로세싱에서 있을 수 있는 단점은 아날로그 음반에서는 감지할 수 없었던, 여러 개의 마이크 설치에 따른 악기들 간의 위상 차이의 문제가 드러날 수 있는데 이것은 시력이 나쁜 사람이 안경을 쓰니 모든 먼지가 보이는 것과 같다.
바이닐 음반이 따뜻하다고 하는 소리는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는 뮤지션에겐 의미가 없는 말이다.
아날로그 음을 선호하는 측 이야기
아날로그 음에 대해선 대부분의 오디오 애호가라면 그 원리를 알고 있을 것이므로 생략하고, 선호하는 이유는 위의 글 1.에서와 같이 디지털 음은 연속되는 신호가 아닌 일정 시간 동안 일정 구간을 자른 것들(샘플링)을 이어 붙이는 형식과 같은 것이서 연속파형인 아날로그의 음이 원음(자연음)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한다.
nami의 개인적인 경험
몇 해 전 클래식 음악에 입문한 친구가 내게 항의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내가 쓴 클래식 해설서에서 추천한 명반들을 몇 장 골라 들었는데 자신이 이제껏 들어왔던 디지털 음에 비해 너무 밋밋해서 들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제껏 LP를 듣지 않았고 디지털 음에만 익숙한 그에겐 당연한 일이다. 위의 글 디지털 음에서 언급한 대로 다이내믹 레인지와 위상 표현에 있어 월등한 디지털 음의 악기들의 정확한 위상감에 따른 공간감과,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로 인한 현장감에 익숙한 그에게 LP가 내는 음은 평면적이고 답답했을 것이다.
내가 책에서 추천한 것들은 현재 소유하고 있는 LP음반들에서 대부분 선정한 것들이므로 거의 80년대 이전에 녹음된 것들이어서 A-A-A 아날로그 녹음-아날로그 편집 - 아날로그 마스터링 된 완전한 아날로그 음반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LP음반은 이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음의 엣지의 섬세함(ex 들깻잎의 표면과 가장자리 같은) 하나로 LP를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다.
90년대부터 D-D-A 디지털 녹음-디지털 편집-아날로그 마스트링 음반들이 나오면서 LP의 단점인 공간감과 현장감의 부족 부분이 현저하게 개선되었다. 하지만 소리골과 카트리지 바늘이 마찰하면서 내는 고유의 잡음문제는 LP재질의 발달로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으나 CD같은 디지털 음원의 정숙도와 다이내믹 레인지엔 미치지 못한다.
수 십년 LP를 모으고 CD도 함께 들어온 나는 몇 년 전부터 유투브를 통해서도 음악을 듣고 있지만 어느 한가지를 고집하지 않는다. 모두가 음악을 들려주는데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음악을 듣는데 통합적으로 듣고 향수하는 것이지 그것을 부분적으로 나누어 기억하지 않는다. 이는 아날로그의 연속음이든 디지털의 샘플링 음이든 그것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디지털 음의 발달로 인해 경제적으로 부담 없이( 특히 중국의 값싼 기기들 덕분 ) 음악을 편하게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아래는 라미레즈의 미사 크리올라 음반으로 같은날 같은 연주의 D-D-D(CD), D-D-A(LP)로 비교해 들어본다. 엘피는 카트리지의 이상으로 카르릉- 잡음이 들림. (앰프와 스피커는 각각 같은 기종에 삼성 휴대폰 녹음)
![[꾸미기]KakaoTalk_20231023_144544945.jpg](https://enjoyaudio.kr/zbxe/./files/attach/images/14533960/022/030/016/c02fb5eec9f1c51af1b3d7b7174ebaea.jpg)
CD - 라미레즈의 미사 크리올라 키리에 - 호세 카레라스
LP-라미레즈의 미사크리올라 키리에 - 호세 카레라스
이번 10월에, nami님의 글이 처음 포스팅 되어, 동호회 활동의 연속성을 전통으로 잇게 해 주시니, 고맙게 생각합니다.
동호회 여러분들이, 평범하고 일상적인 내용이라도, 꾸준히 올려 주시고, 호응해 주시면 방이 더욱 훈훈하겠습니다.
저는 CD수집으로 오디오에 발을 들였지만, LP에 늦게 애정과 관심이 들어, nami님처럼 LP와 CD를 함께 좋아합니다.
LP에서는 '봄의 소리', CD에서는 '가을의 소리'가 나는 것 같습니다.
CD로 발매되지 않은 '옛날 LP'를 주로 찾아 수집 합니다.
음반 수집의 장수에 욕심을 내지 않고, 저에게 가치가 있는 LP음반을 찾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