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의 시원하고 신비한 곡

by nami posted Jul 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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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태양은 쨍쨍하고 뜨거운 공기의

시루 속에서 익어가는 몸뚱이를 탈출한 

마음이 찾는 곳은 언제나 북구 유럽,

침엽수림과 호수의 땅 핀란드다.

하얀 떡가루처럼 분분하게 날리는 눈발과

얼음 위의 차갑고 맑은 공기를 연상시키는

곡 하나를 꺼내 턴테이블에 올린다.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6번이다.

이 곡은 이전 교향곡들의 장엄한 멜로디나

비극적 강렬함과는 다른 감성적 정서를

자극하는데, 숲의 신비스러운 음의 조율은

쌉쌀한 달콤함이 체념과 함께 어울리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깊은 숲속 나뭇가지 사이로 반짝이는

빛속에 요정이 뛰어노는 듯 순수한

아름다운 선율을 심장으로 느끼게 하는

투명하고 영적이며 감각적인 멜로디는

신비하고 가장 순수한 형태의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

 

20 대의 젊은 시절 이 곡을 알고나면서부터 

나는 늘 북구의 숲과 호수의 땅을 동경했다.

이 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핀란드 사람이 아니어도, 

이 곡을 듣는 내가 북구인이 아니어도

그들과 나의 영혼 속엔 시벨리우스가 들어와

있기 때문이었다.

 

-배홍배nami 산문집 Classic 명곡 205 에서

 

* 시벨리우스 교향곡 중 명곡으론 흔히

2, 5, 7번을 들지만, 나는 본문에 밝혔듯

장엄함 보다는 신비한 정서의 6번 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