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밖에 나갔다가 `다있소`에서 극세사 행주라는걸 사 왔습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캐서 같은 값이기 때문에 `초극세사`라고 이름 붙인걸 집어 들었습니다
설겆이로 점수 따야 생존이 수월한 나이가 되긴했지만
설겆이 할라꼬 사 온건 아니고요
비닐판 닦는데 써 보면 어떨까 싶어서 사 온거였습니다
저는 판 먼지제거에는 카본 브러시를 쭈욱 써왔습니다
아주 예전에는 음악다방의 DJ들이 하는 멋진 폼을 흉내내면서 물 묻힌 거즈수건을 잠시 써보기도 했는데
다 쓸데 없는 일이었고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런 행위는 레크드판 표면이나 거즈에 묻은 오염물질을 오히려 레코드 홈에 밀어넣는 일에 다름아니라는데 생각이 미쳤기 때문입니다
레코드판 홈은 생각보다 미세해서 일반 섬유로는 홈 안쪾까지 닦일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닿지를 않는데?
그냥 표면의 먼지 제거 정도......
언제부터인지 자연스럽게 카본브러시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그 효과를 눈으로 확인하고는 카본 브러시를 맹신하게 되었습니다
햇볕이 창을 통해 찬란하게 쏟아져 들어오던 어느 날, 늘 하던대로 카본 부러시로 레코드판을 닦고 있었는데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던 것이었습니다
겉으로는 깨끗해 보이는 레코드판이었는데 카본 브러시로 레코드 홈 방향으로 쓸어나가니 미세한 먼지가 계속 피어오르는 것이
햇볕에 반사되어서 뚜렸하게 보였습니다
소릿골 속에 숨어있던 먼지 알갱이들이 카본솔에 쓸려 나오는것이었어요
카본솔 모(毛)의 굵기가 소릿골 속의 먼지들을 쓸어 낼 만큼 가늘고 탄성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인것 같습니다
귀로 듣는걸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아이러니를 겪으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던 차 며칠전부터....
요즘 섬유기술이 발달해서 극세사라는게 있는데 이걸로 레코드판을 닦아보면어떻겠나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물기를 꼭 짠 극세사라면 레코드판 홈 속까지 닦일지도 모른다는....
카본은 건식
극세사는 습식
양동작전을 구사해 낡은 레코드라도 열심히 닦아서 들어보겠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