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트리지(2)

by 지압봉 posted Jan 14, 202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STANTON 1.JPG : 아.....카트리지(2)

새로 찾아낸 스탠톤 카트리지는 애석하게도 바늘이 없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딜다보니 빨간 몸체에 뭐라고 글씨가 쓰여져 있었습니다

가물거리는 노안에 루뻬까지 동원하여 자세히 보니 W. O. STANTON이라고 필기체로 써 있더군요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하여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좀처럼 관련 자료를 찾기 어려웠는데 누군가가 질문을 했더라고요

글씨가 쓰여져 있는 빨간색 스탠톤 카트리지가 있는데 뭔지 아시는 분께 답변을 구하는 것이었어요

거기에 달린 답변 중 하나가

본인은 스탠톤회사에서 관리겸 영업담당 부사장으로 오랫동안 일했는데 글씨 쓰여진 빨간색 카트리지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고....

그런 지경이니 더 궁금해졌습니다

다시 시간이 날 때마다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학교 다닐 때 이렇게 공부를 적극적으로 했더라면 (제가 가진 용량이 있으므로 엄청나게 더 잘될 일이야 없었겠지만)

그래도 지금 보다는 좀 더 나은 노후를 보내고 있지 않을까....생각은 되었습니다

어쨌거나 각고의 노력 끝에 카트리지의 실체를 파악했습니다

스타일러스까지 달린 완전체의 사진도 보았고요 빨간색 몸체에 청색 스타일러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비비드한 색감입니다~^^

요약하자면

정식 명칭은 `STANTON 680el cartridge signature edition`이라는 긴 이름이었고 장착된 카트리지는 D6800el2이었습니다

1993년인가...?

스탠톤 창립 30주년을 기념하기위해 발매한 물건이었다합니다

짐작컨데 이 카트리지도 DJ용으로 발매한 거였고 주 고객층인 전 세계의 DJ들에게 기왕에 있던 카트리지를 기분 전환용(?) 서비스 차원에서

가정용으로는 시도하기 거시기한 색감으로 만든게 아닌가 싶습니다

덕분에 스탠톤이라는 사람이 피커링 카트리지회사의 영업담당 책임자였다가 독립하여 만든게 스탠톤이고

카트리지에 적힌 글자는 WALTER. O. STANTON의 자필 사인이라는 별 쓸데없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어쩐지 피커링이랑 스탠톤이랑 생긴게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다 싶더라니.....

우쨌거나 제게 시급한 문제는 바늘을 구하는 거였습니다

또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D6800AL이라는 바늘이 호환 된다는데 이베이에서 그 묻지마 복각 바늘을 16.5달러에 판매하는거였습니다

송료 14달러 포함 30.5달러...한국돈으로 4만원이 조금 넘었습니다

스타일러스 색깔은 파란색이 아니고 흰색이지만......

그래 작동이 잘 되는지도 모르는 카트리지에는 이정도면 됐다 싶어 콜롬비아에서 맹그렀다는 그 넘을 사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근데...

예전에는(그니까 한 20년 전 쯤...) 이베이에서 비딩도 하고 그래서 톤암도 몇개 사고 엔틱 손목시계도 사고 그랬는데

요즘 가만 있으니까 가마니떼기가 되어 가는지 도통 그런걸 할 줄 모르는 제가 되어있는겁니다

고스톱이나 포카 이런걸 전혀 모르는 저에게 비딩의 짜릿함을 알게 해 준게 그거였는디...

할 수 없이 오디오의 오자도 모르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내가 이야기하는 물건을 이유 조건 달지말고 무조건 사라고요

`에이씨....내가 며칠전에 이베이 가입한건 우째 알고.....`

투덜거리면서도 물건을 사 주었습니다

머릿속으로 레코드판 위를 신나게 달리고 있는 빨간색 카트리지를 상상해 봅니다

`저것은 소리 나는 침묵

저 검은 래코드판 위를 거침없이 달리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

.............................................

아! 누구인가?

이렇게 멋지고도 빨간 카트리지를

맨처음 톤암에 달 줄을 안 그는`

청마 유치환 시인이 오디오를 좋아하셨다면 이렇게 노래하지 않았을까......................^^

지금쯤 배로 신나게 오고 있을겁니다

2월 중순 쯤에 도착할거라고 그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