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밤 빗소리에 눈이 잠시 떠졌다가 다시 잠이 들고
아침에 깨어보니 비는 가는 안개같은 것으로 변해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주위 풍광이 가는 비의 입자에 갇혀 까무룩하게 정지된채로 수묵화처럼 변해있습니다
인터넷 라디오를 통해서 흘러나오는 깔끔 그 자체인 음악을 듣고 있노라니
젊은 시절 방향이 틀어진 야기 안테나를 바로 잡느라 지붕위에 올라가서
마누라 오됴 앞에 세워놓고 신호 잘 잡히느냐고 거꾸로 매달려 소리치던 기억이 잠시 떠올랐습니다~^^
그 동안에 기술은 참 많이도 변했습니다
며칠 전이었습니다
오됴 방에서 10년도 넘게 눈에 걸리적 거리던 피커링 카트리지의 빈 껍데기 통이 갑자기 눈에 인식되는 거였습니다
새삼스럽게?
라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껍대기가 있으니 알맹이도 어딘가에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여기 저기 뒤졌더니....
있었습니다
피커링 XV15 몸체에 D150dj 바늘이었습니다
껍데기가 싸구려틱한지라 별 기대는 안했지만 스타일러스에 씌어진 모델명으로 짐작해 보아
DJ 전용으로 나온 바늘일거라 생각되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역시 DJ용으로 출시된것이고 출력전압 7mv에 침압은 2~4g입니다
바늘 청소 깨끗이 하고 10배짜리 루뻬로 딜다보니 어린애 팔뚝만큼이나 굵은 캔틸레버에 바늘은 거의 새것 같았습니다(봐야 알겠는가마는 기분상...)
생각은 안나지만 나사등 부속은 빈통에 그대로 있는걸로 짐작컨대 사서 몇번 들어보고 맘에 안들어 팽개쳐 둔것 같습니다
귀찮은 일은 질색인 제가 심기일전 다시 빈 헤드쉘 찾아 장착하고 들어 볼 엄두를 낸것은
여기 동호인 어느 분이 호의를 베풀어 알리에서 턴테이블 관련 이것저것을 구매해주신 관계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보자...이런 심리가 한 몫을 한게 틀림없었을 겁니다
알리에서 산 5핀-RCA 포노 케이블이 무척 맘에 들었거든요
우여곡절(?) 끝에 침압을 3g 걸고 피커링 카트리지를 들어보니
우째 이런 일이........?
소리가 내 귀에 착착 감기는거였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소리가 가늘다라고 씌어 있었는데 가늘기는 커녕 굵직한 소리가 콸콸....
네 그렇습니다
콸콸이라는 표현이 딱 맞게 호방한 소리가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올 봄이던가 자주 들르는 헌책방에서 성음에서 발매한 성악곡 LP를 10여장 사 둔게 있었는데 이것 저것 들어봐도 별 감흥이 없어서
내팽개쳐 두었더랬습니다
피셔 디스카우도 있고 프리츠 분덜리히도 있고 엘리 아멜링도 있고 제시 노만 베르간자 등등...
싼 맛에(장당 3천원인가 그랬어요) 욕심껏 집어 왔는데...오호 애재라...
그런데 이게 그야말로 심금을 울리는것이었습니다
카트리지 하나 바꿨을 뿐인데...(포노 케이블도 바꿨구나...^^)
이쯤 되니 다시 여기 저기를 뒤져 방치된 카트리지를 찾아 헤매기 시작 했습니다
그래서 또 찾아낸 것이 스탠톤 (STANTON 680el signature edition) 카트리지 였습니다
...............다음에 계속 쓰게 되면 쓰겠습니다~^^
우리 동호회에 장관 자리가 있다면 ' 아.... 카트리지' 이 말씀 하나 만으로, 바로 장관이 되실 수 있었는데.....
다시 음악과 함께 카트리지의 향연을 즐길 수 있으니, 높은 관직을 얻은 것보다 더 행복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