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보, 운동 나갑시다."
어제 실용에 연습으로 올린 두 사진이
휴대폰에선 안보여서 이것 저것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나가자고 성화다.
늘 '점심 먹고'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아내가 오늘은 오전부터 서두른다.
아침 TV에서 누군가 운동은 오후보단
오전에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고 한다.
이것은 내가 아내에게 줄곧 이야기 한
것이지만 아내는 언제나
"점심 먹고..." 였다.
TV의 위력이 대단하긴 한가보다.
그래서 아내를 컴퓨터 앞에 앉히고
구글, 다음 등에서 내 이름을 검색했다.
주루루 나오는 나의 글들과 사진을
보여주며
"내 이름이 아침 TV의 그 사람보다 더
많이 나오지? 이젠 내 말도 좀 믿어줘?!"
그러자 입이 나온 아내가 예전의
도마 이야기를 꺼내며 내 말을 막는다.
아내가 시장에 간 사이 그동안 눈여겨
보았던 아내의 멋진 도마, 박달나무
도마를 훔쳤다.
자작했던 음악 감상 의자의 팔걸이가
너무 짧아 늘 불편했다.
도마를 전기 톱으로 두 쪽을 내
의자의 팔걸이에 순간 접착제로 붙였다.
구멍을 뚫고 나사못으로 고정하면
좋으련만 아내가 오기 전
록타이트 401로 순간에 붙였다.
아내가 시장에서 돌아와선 저녁 준비를
하려고 사온 고등어를 꺼낸다.
뭘 찾는다, 여기저기 찾는다.
두런두런 하더니 플라스틱 도마를 꺼내
고등어를 손질한다.
저녁을 먹고 아내가 설겆이를 한다.
아내의 젖은 손을 끌고 서재로 와선
의자에 앉힌다.
오늘 저녁은 내가 설겆이를 할테니
앉아서 음악 감상을 하라고 했다.
아내가 감격해한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멋쟁이 라두 루프의 피아노와
에도 디 와트의 런던 필의 음반을 올려
주었다.

설거지를 거의 끝내가는데
"여봇..... 이게 뭐예요..?????!!!"
날카로운 아내의 외마디 소리가 튀어
나왔다.
시치미를 뗏지만 아내가 찾던
도마의 이름이 Classic 이었다...!!
새로 만든 왼쪽 팔걸이에 Classic이란
문자가 뚜렷했다.
음악감상 의자...
그 의자의 뒷판도 아내의 빨래판을
가져다 붙인 것이다.
PS 아래 사진 역시 아내의 화장대 위의
새 분갑을 펜치로 끊어 윗부분의 거울만
예쁘게 떼어내 카트리지의 수평 확인
거울로 사용하는데 아내는 지금도 모른다.


그런걸 구해서 사용하시지, 부인께서 사용하시는 도마를 허락도 구하지않고 잘라서 사용
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부인께서 나미님이 잘 사용 중인 오디오를 임의로 가져다가 발받침으로 사용하면
어쩌실려구,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