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말하는 중에 저도 모르게 고향표준어가 튀어나오면
그 말 참 오랜만에 듣는다며 서로 웃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분들의 별호와 그분들이 평소 잘 쓰시던 말을
입에 올리며 추억에 젖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 보고 들은 기억들이 이 나이에 느닷없이 그립고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생의 마지막을 먼 데 두지 않아서일까요? ㅎ
운전 중에 케이1 라디오에서 ‘기억을 기록하다’라는 제목의
방송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묻힐뻔한 사건들을
그때 그 사람들의 증언으로 기록하는 매우 뜻깊은 일을
대한민국 국영 라디오방송이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억이란 이 땅에 존재하지 않는 이들과는 상관이 없고
오직 살아남은 이들에게만 그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생일이며 돌아가신 분들의 기일, 그리고
여러 기념일을 기억하여 의식을 행합니다.
그리고 한편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것들이 후대에서 사라진다면
참 슬픈 일이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후대를 위하여 무엇을 기념으로 남길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내 손으로 번듯한 기와집 한 채 지어 남기지 못하니
지금 진행 중인 성경 필사 외에
션찮은 손글씨로 문집을 만들어 볼까?
고향 표준어 사전을 만들어 볼까? 기타 등등
머릿속에 기와집을 지었다가 허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길은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살면서
옛날 옛적 할아버지와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
고향 곳곳에 깃든 이름들의 의미와 전설,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구전으로 전하는 것이라 여겨지는데
세상 사는 형편이 이렇다 보니 “그게 그렇습니다.”라는 말로
끝내기엔 너무 아쉬운 생각에 이런 글을 끄적여봅니다.
마통에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