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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부에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집합 건물에 계신 분들은 걱정이 덜 하겠으나 단독이나 경사 아래쪽에 기거 하시는 분들은 대비를 철저히 하길...

 

이제는 저도 과거가 되어 버린 광명에서의 단독 생활이 무척이나 그립다.

이런 날엔 밖에 나가서도 항시 걱정이 됐다.

반 지하를 경사로에 만들었기에 사실 지상 3층이나 다름없는 꼼수가 개입된 건물이었다.

내가 그런 머리 좋은 꼼수를 부린 게 아니고 전 쥔이 집장사를 하며 대충 탈세를 목적으로 지었던 거다.

말이 건물이지, 그건 집이 아니었다.

모친의 요양기관 입소로 모시고자 들어갔던 부모님 댁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와야 했던 나는

세세히 구석구석 살필 겨를도 없이 집을 마련해야 했기에, 겉만 보고 그냥 매입했다.

같이 다녔던 마누나는 사회활동에 까막눈 수준이니 기대할 것도 없는 조력자...

그러니 이런 부실한 주택이 내게 떨어진 건 행운도 아니고 하이간 그랬다.

 

이사 후 6개월 지나니 재개발 발표가 났다.

남들은 이런 행운이 왜 자기한텐 없냐며 모두 나를 부러워했다.

그러나 이런 행운 뒤엔 말도 못할 불행이 같이 존재했다.

이사 와서 며칠 지나 비가 왔다.

스멀스멀 벽을 타고 빗물이 스미는 건 양반이다.

사방에서 물이 줄줄...

비오는 날이면 상상할 수도 없는 물난리가...

맨 윗층에 내가 살았고 1층과 지하에는 5 가구가 이미 살고 있었다.

모두 전세였다.

나는 돈 개념이 별로여서,

전세는 세입자에게 그대로 돌려 줘야하는 별 이득도 없는 거란 생각에, 내가 갖고 들어간 돈을 조금씩이나마

그들에게 돌려주면서 계약서를 다시 썼다.

아니, 살면서 세를 더 내려 돈을 돌려주기까지 하는 쥔을 첨 본다면서 세입자들은 어리둥절해 했다.

그런데 나는 사실 다른 생각이 있어서였다.

다 내보내고 건물 전체를 나만의 까페로 만들 요량으로...

그런데 살면서 그 계획이 점점 무너졌다.

쇼핑센타 내에 차렸던 금방이 동네로 옮겨지면서 매출이 말이 아니었다.

동네 장사라 손님이 귀해 안 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금값이 말도 안 되게 올라서...

딱 5년 어렵게 버티다 접었다.

접을 당시 금값이 돈 당 15만원...

지금은 40만원을 한단다...

아마 곧 50만원을 홋가 할 것 같다.

그러다 재개발이 되어 알량했던 그 집도 속절없이 부서져 지금은 온데간데 자취도 없다.

이달 안에 땅파기 시작한다는 데 장마라...

 

 

출근하면서 책을 보다가 이런 얘기가 있어 옮겨 본다.

 

조선 후기 철종 때의 시인인 정수동에 대한 해학과 그에 얽힌 얘기는 전하는 바에 따라 많은 점이 우리에게 교훈적인 게 많다.

 

 

한 고을에 원님이 거짓말을 잘하면 상금으로 백 냥을 준다는 방을 붙였다.

사람들이 돈을 욕심내서 원님을 찾아가 거짓말을 했으나,

원님은 모두 “그럴 듯하구나.”라며 거짓말로 인정하지 않고, 곤장만 때려서 보낼 뿐 상금을 주지 않았다.

정수동이라는 사람이 이 얘기를 듣고 원님을 찾아가

“제가 오늘 아침 집을 나오는데 용이 한 마리 제 앞에 나타나서

제가 오늘 원님께 거짓말을 하고 백 냥을 받는다고 하였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원님이 어떻게 사람이 용을 볼 수 있느냐고 하자 정수동은 필시 봤을 뿐 아니라 말까지 했다고 우겼다.

원님이 “용이 나타났다면 할 말도 많은데 하필 거짓말을 해서 상금을 탄다 하더란 말이냐 그런 거짓말이 어디 있느냐!!”

정수동은 “원님께서 지금 제게 그런 거짓말이 어디 있느냐고 하셨으니 제가 이겼습니다.”고 말했다.

원님은 자신이 졌음을 시인하고 “한 번 더 지면 상금을 주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정수동은 “우리 마을에 아흔 아홉 먹은 처녀가 있습니다.”라고 얘기했다.

원님은 “백세 장수 하는 이도 없는데 아흔 아홉에 처녀가 있다고?”하고 묻자

정수동은 “이 노인이 처녀이지만 갓난아이를 낳았습니다.”라며 한술 더 떴다.

원님은 기가 막혀 거짓말이라고 하고 싶었으나, 그리하면 상금을 줘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어떻게 되었느냐”하고 물었다.

정수동은 “제가 그 노파의 집 앞을 지나는데 갓난아이가 저를 잡고 말하기를

원님이 우리 어머니를 강탈하여 자기를 낳았으며 집안 사정이 좋지 않으니 자기가 주는 증표를 가져가 원님께 보이면 필시 돈 천 냥을 줄 터이니 받아달라고 하였습니다.”

원님이 정수동의 말을 들으니 거짓말을 인정하면 돈 백 냥을 주어야 할 터이고, 인정하지 않으면 도리어 천 냥을 주어야 할 판이었다.

원님은 어쩔 수 없이 정수동의 말을 거짓말이라 인정하고 정수동에게 상금 백 냥을 주어 보냈다.

 

 

어렸을 때부터 신동이라 알려졌던 정수동은 벼슬자리에 오르진 못했지만

양반들과 가깝게 지내면서도 벼슬 높은 양반들이 토색질과 착취를 일삼는 것을 보고 몹시 분개해 했다.

 

어느 날 정수동이 정승 벼슬에 있는 조 대감 댁에 들렀을 때,

한 시골부자가 뇌물로 10만 냥을 보내왔는데 청렴결백한 줄로만 알았던 조 정승이 그 돈을 받아 챙기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

 

그 일이 있은 지 며칠 후,

정수동은 또 정승의 집에 들렀는데, 그때 마침 행랑어멈이 어린 아이 등을 주먹으로 치면서 울부짖었다.

 

“아니, 어린 애가 어쨌기에 이러는 건가?”

 

“나으리, 애가 엽전 한 푼을 입에 넣고 놀다가 그만 삼켜 버렸습니다. 애가 죽지 않을까요? 나으리.”

 

행랑어멈은 평소 존경하던 정수동의 옷소매를 부여잡고 애원했다.

그런데 이때 정수동은 행랑방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조 정승의 방에까지 들리도록 일부러 크게 또 물었다.

 

“그 엽전은 누구의 돈이었는가?”

 

“아, 그야 제 돈이었지요.”

 

“그렇다면 염려 말라구, 남의 돈 10만냥을 끌꺽 삼키고도 아무 탈없는 대감도 있는데... 아, 제돈 한 푼 삼킨 것 쯤이야... 어쩔랴구!”

 

정수동의 칼날 같은 목소리가 조 정승의 방에까지 들려왔으니 조 정승의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나만다나...

 

 

 

 

 

 

이런 저런 상념에 전철 칸에 기대서서 오다 보니 구로라네...

 

 

  • ?
    섬집ㅇㅇ 2022.06.27 19:55
    개인 정사와 국가 야사,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전철에서 폰으로 적는 글이 저 정도니
    못듣소님을 오디오쟁이는 물론 글쟁이라 칭해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마통에 건강 단디 챙기시고 우야던동 행복하시길 빕니다.
  • profile
    못듣던소리 2022.06.27 20:43
    ㅋㅋㅋ

    감사합니다...
  • profile
    신기루 2022.07.02 03:18
    나이가 들어도 그 군대얘긴 ,,,
    남자들에겐
    뭐랄까 한 번 연구해볼 대상이군요
    오늘은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군요
    장마철엔 뭐니뭐니해도 여행이지요 남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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